최근 배달비 기사가 자주뜨는 이유.Feat 배민의 큰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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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9 09:32

최근 갑자기 배달비 관련해서 배달기사들이 수익 줄었다고 징징대는 기사가 자주 뜨기 시작함.
불경기에 배달기사들이 돈 못버는건 당연해보이는 얘기인데. 이게 갑자기 왜 기사화가 될까.
그건 배민이 지금 진행중인 대형 개편때문에 그럼.
배민이 이번에 초대형 업데이트를 진행중인데.
바로
이렇게 음식배달(배민대발)/가게배달로 나누어져있던 메뉴를
음식배달 메뉴 하나로 통합하는것임.
이게 왜 대형 업데이트?? 싶을텐데. 알고보면 이건 업주/배달기사한테 동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일임.
사실 음식배달/가게배달은 같은 앱에 있기만 했지 실제로는 거의 다른 체계로 운영되고 있었음.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음식배달은 실질적으로 배민이 모든걸 처리하고 매출의 %를 받아가는 방식.
가게배달은 중계만 하고 업주가 선택한 방법에 따라 정액제or퍼센트 매출의 광고비를 받아가는 방식임.
이제 소비자는 선호하는 주문방식에 따라 음식배달/가게배달 메뉴를 골라서 들어가고.
업주가 상황에 따라 음식배달/가게배달에 각각 설정한 메뉴 가격/배달비등은 다른 배달메뉴에 아무 영향이 없었음.
근데 이번에 통합되면서 우선 가게배달은 정액제 상품이 없어지고, 전부 매출의 일정%를 받는 방식의
광고만 남게됨.
이걸로 업주는 기존 정액제로 운영하던 홍보비가 훌쩍 뛰게 됨.
그리고 음식배달/가게배달의 영업비 지출차이에 따라 업주가 따로 가격등을 설정할수가 없고. 통합된 메뉴를 보여줘야 한다는것도 부담임.
예를들어 음식배달은 한 메뉴를 팔때 나가는 수수료가 높으니 17000원/ 가게배달은 16000원으로 설정해서 같은 이익을 얻을수가 있었다면.
이제는 손님이 줄어들것을 감수하고 17000원으로 통일하거나. 음식배달에서 손해를 볼껄 감수하고 16000원으로 통일해야 한다는것.
또 소비자들에게 동시에 노출될때 크게 부담되는 요인이 하나 있는데. 바로 배달비임.
배민은 가게측에서 배민 플러스에 가입하거나 소비자가 배민클럽에 가입했을경우
소비자가 부담해야할 배달 금액을 배민측에서 부담하면서 소비자에게 배달비를 0원으로 보여줄수 있음.
하지만 가게배달은 이런것 없이 배달대행 업체에게 지불해야할 금액을 소비자/업체로 반반 쪼개서
부담할수밖에 없기 때문에 배달비 0원으로 보여주는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결국 소비자들은 가게 입장에선 부담이 더 큰(높은 배달비 기본료, 수수료) 음식배달로 몰릴수밖에 없다는 것임.
이걸로 배민은 메뉴 개편으로 더 큰 수수료, 배달비 차액 수입을 거둘수 있게 됨.
그러나 이것보다 더 크게 이득을 보는게 있는데. 바로 배달기사들을 대폭 싼값에 부려먹을수 있게 된다는것임.
배민은 프리랜서 기사들 만으로는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기존 배달사무실을 하청으로 흡수하고 있음.
이 하청들은 당연히 컨트롤하기도 쉬울뿐더러. 처음부터 일반 기사보다 높은 기본료를 보장해주는 대신,
상황에 따른 할증을 거의 주지 않기때문에 실제로 기본료를 높게 주고도 거두는 이익이 더 커짐.
당연히 배민측에선 이런 하청이 늘수록 좋음.
그리고 저 메뉴 개편으로 소비자들이 배달비 이슈로 자연스럽게 배민배달로 몰리면서 가게배달이 줄어들것이고,
결국 가게배달을 위탁해서 수행하는 일반 배달기사 사무실의 일거리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배민 하청으로 유입이 될거라는 것임.
또한 배민은 이번에 대규모 배달료 개편을 했는데.
원래 배민은 기사에게 한집배달(기본료 3000원)/ 구간배달(기본료 2200원)로 나눠서 배달료를 지급했음.
그리고 저 한집배달의 수수료는 기사노조와 협상으로 정해진 요금이라 내리기 위해선 노조와 협상을 통해 조정해야하는 규정이 있었음.
그런데 이번에 배민은 한집배달/구간배달의 구분을 삭제하고 기본료를 2500원으로 내리겠다고 발표했음.
기본료를 내리면 협상에 따라 문제가 되는데, 한집배달의 기본료를 줄이는게 아니라
한집배달을 삭제하고 기본료를 변경한것이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서 논란중임.
어쨌든 이렇게 배달료 체계를 개편해서 기본료를 낮추는데 성공할 경우
자연스럽게 딸배들이 낮아진 기본료에 적응못하고 더 높은 기본료를 보장해주는 하청업체에 흡수되게 되고.
이걸로 배민은 돈은 덜주면서 기사들은 통제하기 더 쉬운 상황을 자연스럽게 만들수 있음.
이 별거 아닌것 같아 보이는 업데이트가 이렇게 점주/배달기사를 동시에 뜯어먹기 좋게 개편되는건데. 여기서 제일 문제가 되는건 여론임. 기사들은 하루살이라 별 문제가 없지만 음식점 사장들이 뭉쳐서 목소리 내면 상당히 곤란해지기 때문에 미리 배달비로 시선을 돌려두려는 것.
특히 이번에 배민/쿠팡이 자기 앱에 올라온 가격이 경쟁사보다 높을경우. 업주에게 상대 플랫폼과 같이
가격을 맞출것을 강요하다가 공정위한테 대규모로 두들겨맞을 예정이라. 이번엔 미리 선 언플을 깔아놓을 확률이 더 높음.
기사보고 딸배들과 업주를 비웃는건 상관이 없는데, 이런 뒷사정이 있다는건 알고 욕하는게 좋을듯.
실제 딸배들이 욕먹고 점주들이 비웃음 당하는동안 웃는건 배민이기 때문.